함흥차사(咸興差使) 뜻과 유래 – 예문으로 쉽게 배우기

조선의 국왕 태조 이성계를 모시러 함흥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신하들을 가리키는 고사 성어 함흥차사는 심부름을 보낸 사람의 소식이 없거나 회답이 좀처럼 오지 않을 때 쓰인다.

민간에서 기록된 야사를 보면 다양한 버전의 함흥차사가 존재하는데 대중적으로 알려진 유래도 흥미 위주로 변형되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시간에는 함흥차사의 뜻과 유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1. 함흥차사

다 함(咸), 일어날 흥(興), 보낼 차(使), 사신 사(使)

a lost messenger

함흥차사
함흥차사

1398년 이방원이 왕자의 난을 일으키면서 권력을 장악하려고 하자 태조 이성계는 이에 격분하여 정종에게 왕위를 넘기고 자신은 함흥으로 내려간다.

태종 이방원은 1400년 형제들을 죽이고 왕위를 차지했는데 이성계가 자신의 고향인 함흥으로 내려가면서 옥새를 가져갔기 때문에 정당성에 대한 의심을 받게 된다.

이에 이방원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차사를 보내 한양으로 돌아오라는 전갈을 보내지만 이성계는 태종이 보낸 차사들이 오면 그들을 가두거나 활을 쏴서 죽였다고 한다.

이후 심부름을 갔다가 아무런 소식이 없는 사람을 보고 함흥차사라는 사자성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2. 진실

이성계와 그의 아들 이방원의 갈등을 표현하려고 그랬는지 야사 속 내용은 살기등등하고 위태로워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태조가 함흥차사의 목숨을 취한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 역사에 함흥으로 보냈다고 기록된 차사는 박순(朴淳)과 송유(松琉) 두 사람으로 이성계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 아니라 조사의가 이끄는 반란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다만 조사의의난은 이성계가 이방원을 밀어내기 위해서 일으킨 것이라는 견해가 많기 때문에 박순과 송유의 죽음에 태조가 어느 정도 연관되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함흥차사 이후 태조 이성계는 조사의의 난을 통해서 태종 이방원을 밀어내려고 하였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전투에서 패배하고 모든 영향력을 잃게 된다.

1) 박순과 함흥차사

야담집 <노봉집시장>에는 함흥차사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성계를 데리러 갔던 신하들이 돌아오지 못하자 태종 이방원의 명령에도 가려는 사람들이 없었다고 한다.

이에 판승추부사(判承樞府事) 박순은 자신이 가겠다며 지원하고 새끼가 딸려있는 어미 말을 데려가서 이성계의 거처에 도착하자 어미와 새끼를 떼어내서 묶어 놓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새끼 말이 어미를 찾으며 우는소리가 들리자 박순은 한낮 짐승도 부모와 떨어지면 저렇게 괴로워하는데 인간의 마음은 어떻겠냐며 환궁을 설득한다.

그리고 며칠 뒤 박순이 이성계와 장기를 두는 도중에 천장에 있던 어미 쥐가 떨어지려고 하는 새끼를 안고 위험하게 버티는 모습을 보더니 눈물을 흘리며 다시 설득에 나선다.

결국 이성계는 한양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는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함주와 안변의 상황이 알려질 것을 우려해서 박순을 죽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태조는 박순이 용흥강을 건넜을 거라 생각하고 그곳을 지났다면 쫓지 말라고 명령했는데 그는 병에 걸려서 잠시 쉬었다가 가는 바람에 용흥강을 건너는 도중에 죽음을 맞이했다.

하지만 실제 박순은 1402년 안변부사 조사의가 반란을 일으켰을 당시 도순문사 박만을 설득하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기록돼있다.

2) 성석린 함흥차사

조선시대 명신들의 언행과 사적을 모아놓은 <명신록>에는 태종의 명령으로 태조를 모시러 함흥에 방문한 성석린의 이야기가 실려져 있다.

태종 이방원이 함흥차사를 모집하자 성석린은 이성계가 왕이 되기 전까지 친하게 지냈기 때문에 자신이 태조를 데리고 오겠다고 말하며 함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함흥에 도착한 성석린은 우연히 근처를 지나가는 척하면서 이성계를 만나는데 반가움도 잠시 태조는 너의 임금을 위해서 나를 찾아온 것이 아니냐며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에 성석린은 만약 그런 이유로 왔다면 자신의 자손들의 눈이 멀어서 장님이 될 거라고 말하면서 그를 설득하자 태조는 1401년 못 이긴 척 한양으로 환궁한다.

성석린이 한 말이 후손에게 영향을 미쳐 뱃속에 있던 아들의 눈이 멀었다고 하는데 사실과 전혀 다르고 근거가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3. 예문

남편은 밖에서 술을 마시기만 하면 함흥차사가 된다.

배달을 시켰지만 함흥차사 수준으로 오지 않고 있다.

아들에게 심부름을 시켰는데 오락실에 갔는지 함흥차사다.

법을 제정하고 싶어도 승인이 안되어 함흥차사가 된다.

약속만 하고 답변과 결과가 없는 함흥차사로 유명하다.

제품이 고장 나서 쓰지 못하는데 AS는 함흥차사다.

함흥차사처럼 면접에 떨어져도 연락은 오지 않는다.


함흥차사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한자어는 도무지 소식이 없다는 뜻의 일무소식(一無消息), 끝내 소식이 없다는 종무소식(終無消息)이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石沉大海(shíchéndàhǎi) 바다에 가라앉아서 떠오르지 않는 돌, 일본은 鉄砲玉(てっぽうだま; teppodama) 발사된 총알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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