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사람이 다투는 도중에 제3자가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고 이익을 취하는 고사성어 어부지리는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쓰여지고 있습니다.
어부지리는 정치권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총선 과정에서 일부 후보자들이 서로 싸우다가 다른 사람이 당선되는 경우도 있으며 문제가 커질수록 혜택을 보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어부지리의 뜻과 유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부지리
고기잡을 어(漁), 사내 부(夫), 갈 지(之), 이로울 리(利)
어부가 이득을 본다.
전국시대 제(齊)나라에 군사를 파병한 연(燕)나라는 식량이 부족한 사태가 발생해서 난감한 상황에 빠지고 소식을 접한 조(趙)나라의 혜문왕은 연나라를 공격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른다.
이 소식을 들은 연나라의 왕은 제자백가중 한명인 소진의 동생 소대에게 혜문왕을 설득해 줄 것을 부탁하고 이에 소대는 조나라 혜문왕을 찾아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제가 이곳을 오는 도중에 역수라는 곳을 지나면서 강변을 보니 큰 민물조개가 뭍으로 나와서 햇볕을 쪼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도요새가 조개의 살을 먹기 위해 부리로 쪼기 시작했는데 깜짝 놀란 조개는 자신을 보호하려고 입을 다물었고 서로 대치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에 도요새는 오늘 내일 비가 오지 않으면 너는 말라서 죽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화가 난 조개는 내가 입을 벌리지 않으면 너야말로 굶어서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를 합니다.
둘 중에 누가 이길까 궁금해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어부가 싸우고 있는 조개와 도요새를 발견하고 한 번에 망태기에 집어넣어서 둘 다 잡히게 되었습니다.
만약 전하께서 조나라 군대를 이끌고 연나라를 공격한다면 이길 수 있지만 전투가 길어지고 지치게 되면 이를 지켜보던 진나라가 어부가 되어 최후의 승자가 될지도 모릅니다.
저는 진나라가 어부가 되는 것을 염려하기 때문에 지금 연나라를 침공하는 것보다는 조금은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조나라 혜문왕은 진나라의 어부지리를 걱정하며 공격 계획을 철회한다.
이 고사에서 나오는 내용을 보고 방휼지쟁(蚌鷸之爭)이라는 사자성어도 만들어졌는데 방(조개), 휼(도요새)의 싸움이라는 뜻으로 제3자가 이득을 보는 어부지리와 같은 의미로 봅니다.
예문

1. 과거 한국은 6.25 전쟁으로 큰 피해를 봤지만 일본의 경우 군수 사업을 일으켜 어부지리로 이득을 봤으며 이승만과 김일성은 정권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2. 2000년대 들어서 대형마트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전통시장, 중소상공인의 마찰이 심해졌는데 그동안 인터넷 쇼핑몰과 편의점은 어부지리로 이득을 봤다.
3. 호주의 스케이팅 선수 스티븐 브래드 버리는 2002년 동계올림픽 결승전에서 완주에 목표를 두지만 1~4위 선수들이 경합을 하다가 모두 넘어지면서 어부지리 금메달을 차지했다.
4. 한일 무역 분쟁과 불매운동, 중국의 한한령으로 인한 반중 감정으로 인해 최근에는 한국인들이 잘 가지 않았던 대만에 몰리면서 대만은 어부지리로 경제적 이득을 보고 있다.
5. 6월 민주 항쟁을 통해서 민주화가 이루어졌지만 운동을 이끌던 김영삼, 김대중이 서로 분열하면서 신군부 인사였던 노태우가 어부지리로 13대 대통령에 당선된다.
6. 가끔 경영권 싸움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가 많아서 일반 투자자들이 큰 이익을 보는 경우가 있는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어부지리로 상승하기도 한다.
어부지리는 두 사람이 이해관계로 싸우는 도중에 엉뚱한 사람이 힘들이지 않고 이익을 가로채는 것을 말하지만 논란으로 인한 이득이나 뜬금없는 수익을 얻었을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글을 보는 분들은 어부지리 상황에서 조개와 도요새가 아니라 어부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