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삼고초려[三顧草廬] 뜻과 유래 – 제갈량을 세 번 찾아간 유비

삼국지를 읽다 보면 좋은 의미를 가진 고사 성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그중에 삼고초려[三顧草廬]는 리더로서 부족할 수 있는 유비가 제갈량을 어떤 방법으로 천거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현대에서 삼고초려는 신분이나 지위가 높은 사람이 겸손하고 간곡한 태도로 본인이 원하는 인재를 끌어오려는 모습에 비유하기 때문에 스포츠, 기업, 정치 관련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편이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삼고초려 이야기는 삼국지 정사를 읽기 좋게 각색한 연의에서 나온 내용이기 때문에 이번 시간에는 정사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1. 삼고초려

삼고초려
삼고초려

석 삼(三), 돌아볼 고(顧), 풀 초(草), 오두막집 려(廬)

Third time’s a charm

비슷한 사자성어로 삼고지례(三顧之禮), 삼고지은(三顧之恩)이 있으며 모두 초가집에 세 번 찾아간다는 의미로 능력 있는 사람을 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 조조가 순욱을 세번 찾아갔다는 삼박순욱[三房荀彧]이 존재하지만 중국에서 민간 전설로 떠도는 사자성어일 뿐 실제 역사의 기록을 보면 반대로 순욱이 조조를 찾아갔다.


1) 삼국지 정사

유비가 신야에 주둔하고 있을 당시 서서가 유비를 찾아오더니 제갈공명은 와룡(누워 있는 용으로 앞으로 큰일을 할 인물)인데 어찌 그를 등용하지 않는 것인지 물어봤다.

“그렇다면 그대가 직접 데리고 오시오”

유비의 답변을 들은 서서는 이 사람을 만날 수 있지만 자신이 직접 몸을 굽혀서 오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높은 사람이 몸을 낮추고 직접 방문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야기를 들은 유비는 직접 제갈량을 찾아갔고 세 번 만에 그를 만날 수 있었다.


2) 위략의 기록

위나라의 어환이 쓴 역사서의 기록을 보면 유비가 번성에 주둔하고 있을 당시 조조가 하북을 평정했다는 소식이 들렸는데 제갈량은 다음에 조조가 침략할 곳은 형주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제갈량은 유표를 찾아가려 했지만 그는 성품이 느긋하고 군사에 밝지 못했기 때문에 유비를 찾아가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두 사람 모두 친분이 없으니 별다른 관심을 주지 않았다.

모임이 끝나자 빈객들이 나가고 유비와 제갈량만 남게 되었는데 유비는 제갈량에게 별다른 관심을 주지 않고 짐승털이나 새의 깃털로 만든 장식의 털만 꼬고 있을 뿐이었다.

장군께서는 원대한 뜻을 위해 지켜야 할 도리가 있는데 털만 꼬고 계시군요

유비는 제갈량의 모습을 보더니 비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는 이 장식을 만지면서 근심을 잊으려고 했을 뿐이라고 답변한다.

장군은 유표와 비교하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스스로를 생각하셨을 때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역시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장군께서 가지고 있는 군대는 수천에 불가한데 어찌 계략을 세우지 않는 겁니까!

나 또한 고민하고 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에 제갈량은 형주에는 호적에 기록된 사람이 적기 때문에 빠진 사람들을 모두 추가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병사를 추가로 모집한다면 강성한 군대를 만들고 힘이 생길 거라고 말해준다.

유비는 호구조사를 다시 해서 병력을 충원했으며 이후에도 제갈량을 세 번 찾아가 조언을 구했는데 제갈량은 본인의 몸을 낮추고 자신을 인정해 주는 유비의 밑으로 들어간다.

3) 삼국지 연의

정욱이 쓴 거짓 편지에 유비의 부하 서서는 조조의 밑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이라며 재야에 묻혀있는 인재 제갈량을 추천하고 길을 떠난다.

다만 정사의 기록에 따르면 서서는 제갈량이 임관한 이후에도 유비 아래에서 일했으나 조조가 남하로 도주하던 도중 장판파에서 어머니가 인질로 잡히는 바람에 조조의 막하로 들어가게 된다.

1. 가을에 제갈량을 만나러 찾아간 유비는 집을 지키는 동자를 발견하는데 제갈량이 여행을 떠났기 때문에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는 답변을 듣고 돌아와야 했다.

2. 이후 겨울에 찾아갔지만 제갈량은 없었으며 그의 집에 찾아온 손님들만 보고 떠났는데 제갈량의 아내 황부인은 부모까지 인정한 추녀였기 때문에 동네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 모습을 보던 장비는 아내가 저렇게 못생겼기 때문에 제갈량도 다른 여자를 만나러 돌아다니는 것 같다며 화를 내자 유비에게 혼나는 이야기가 나온다.

3. 그리고 이듬에 봄 제갈량의 집에 찾아갔지만 공교롭게 낮잠을 자고 있어서 밖에서 기다렸는데 장비와 관우가 제갈량이 무례하다며 실랑이를 벌이자 인기척을 느낀 제갈량이 잠에서 깬다.

4. 깜짝 놀라 예를 표하는 제갈량에게 유비는 무릎을 꿇고 자신이 찾아온 이유를 말하면서 대업을 이루자고 말하는데 제갈량은 천하삼분지계를 설파하다가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며 거절한다.

5. 하지만 한낱 백성인 자신에게 무릎을 꿇고 고통받는 백성을 위해서 도와달라는 유비의 부탁에 마음이 흔들린 제갈량은 유비에게 종군하기로 결정한다.

나중에 사마휘는 공명이 주군을 만났지만 때를 만나지 못했다고 이야기하는데 제갈량이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 예문

회사를 살리기 위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그를 데려와야 한다.

노출이 심한 연기였지만 삼고초려로 유명 여배우를 설득했다.

높은 이적료를 제안했지만 그에게 삼고초려는 소용이 없었다.

그는 마음이 약해서 계속 찾아가 삼고초려하면 도움을 준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은 삼고초려와 비슷하다.


여기까지 삼국지 정사, 위략, 연의에 나오는 사자성어 삼고초려의 뜻과 유래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부족하지만 유익하게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제갈량은 유비의 삼고초려 은혜를 잊지 않았기 때문에 조조의 회유에 넘어가지 않고 무너저 가는 나라를 위해 출사표를 올리며 북벌을 올렸지만 결과적으로 슬픈 선택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이나 제갈량을 찾아가서 무릎을 꿇은 유비의 모습을 보여주는 삼고초려는 리더는 강한 카리스마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굽힐 줄 아는 용기와 겸손함도 필요하다는 교훈을 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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