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포, 실비식당 뜻 – 함바집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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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부모님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비식당이라는 말이 자주 나왔는데 곱창이 맛있더라, 감자탕이 괜찮더라 자주 평가를 하셨다.

어머니는 옆에서 듣고 있는 나를 보며 나중에는 같이 먹자고 말했지만 매번 음식만 포장해 오셨기 때문에 음식점 이름이 실비식당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실비식당은 술과 안주를 파는 주점을 이르는 말로 어린아이들이 가기에 적당한 곳은 아니었기 때문에 함께 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식당 앞에 노포가 붙는 곳들도 있는데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를 의미하며 일본의 시니세에서 유래한 단어라고 한다.

한국의 경우에도 오래된 가게는 있지만 일본처럼 대를 물려가며 이어가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노포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1. 노포식당

일본의 경우 부모님이 하시던 가게를 물려받아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50년을 훌쩍 넘긴 허름한 점포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50년이 넘은 곳들을 시니세(老舗, しにせ) 라고 부르며 음식점의 경우 단골이 많이 방문하고 어느 정도 맛이 검증된 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오래된 점포가 드물기 때문에 20년 정도만 지나도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집, 노포 식당이라고 부른다.

중국의 경우에도 오래 장수하는 점포가 많은 편으로 이를 보고 라오뎬(老店)이라 부르며 지금도 1세기 이상 장수하는 곳들이 많이 남아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경우 왜 오래된 점포가 없는 것일까?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전통을 이어가던 세습형 가업이 끊기면서 전통을 이어가기보다는 생계를 위한 자영업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노포는 규모가 작은 점포뿐만 아니라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같은 명품 브랜드 벤츠, 페라리 같은 자동차 기업도 포함된다.

2. 실비식당

요즘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단어지만 과거에는 일부 주점을 실비집, 실비식당으로 부르며 단골들만 아는 맛집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실비집은 실제로 낸 비용(實費)에서 유래했다고 하며 별도의 메뉴판 없이 돈을 지불한 만큼의 술이나 안주를 주는 곳으로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술을 시키면 안주를 공짜로 주는 통영의 다찌, 1인당 정해진 가격을 지불하면 코스 요리를 제공하는 한식집도 포함된다.

과거에 많았던 실비집은 일반적인 음식점이 아니라 규모가 작은 슈퍼나 분식집 분위기로 협소하지만 술을 마실 장소를 제공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외지 사람들은 무엇을 하는 가게인지 알아보지 못하고 마을 주민이나 단골손님들만 알음알음 찾아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터넷에 실비집을 입력하면 다양한 음식점이 나오는데 외관은 허름하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다양한 메뉴를 판매해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3. 함바집

글쓴이가 사회 초년생 시절 함께 일하던 차장님은 매번 점심 메뉴를 골라서 식당으로 안내하라고 했는데 가끔은 모두가 입맛이 없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때면 중국집에서 짜장면이나 짬뽕을 먹거나 함바집을 가자고 해서 매일 메뉴가 달라지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여기서 함바집은 대기업에서 일하는 건설 노동자들을 위해서 현장 안에 지어놓은 식당, 혹은 지정한 식당을 함바집이라는 은어로 지칭한다.

그래서 특성상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밥과 반찬을 푸짐하게 주고 더 먹고 싶은 사람은 추가 비용 없이 공짜로 주기도 한다.

참고로 도심 지역에 있거나 주변에 상가가 많은 곳들은 반찬이 많고 음식이 맛있지만 외진 곳에 있는 함바식당은 좋은 품질을 바라기 어렵다.

함바는 일본어 한바(はんば, 飯場)에서 유래됐다는 말이 정설로 알려져 있으며 노동자들이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지은 간이 건물을 말한다.


여기까지 실비, 노포 식당, 함바집에 대해서 알아봤는데 개인적으로 실비식당은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해서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세 가지 모두 시간이 흐르면서 쓰지 않는 사어지만 일본어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에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 단어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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