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를 먹다 보면 간이나 허파 같은 내장은 알고 있지만 다른 돼지 부속품을 몰라서 나중에 빼달라고 하거나 더 달라고 할 때 고민이 될 수 있다.
돼지 내장의 경우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기 때문에 순대와 간만 제공하는 분식집이 많은데 이번 시간에는 순대와 내장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1. 순대
① 찹쌀순대
가장 기본적인 순대로 찰순대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으며 양장/돈장에 당면과 기름, 채소와 찹쌀, 돼지피를 섞은 소를 채워서 만든다.
찹쌀순대는 한국전쟁 이후 당면을 만들던 공장에서 자연건조 도중에 떨어진 부스러기를 재활용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으며 저가형은 속을 당면으로만 채운다.
② 고기순대
북한 평양에서 주로 먹는 순대로 소창이나 막창에 돼지고기와 찹쌀, 각종 재료를 넣어서 만들며 껍질이 두껍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③ 아바이순대
북한 함경도 지방의 향토음식으로 대창을 사용하고 어슷썰기를 해서 내놓기 때문에 크기가 큰 편으로 한국전쟁 당시 남한으로 피난 온 함경도민에 의해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아바이는 북한 말로 아버지를 의미하며 그래서 그런지 일반적인 찹쌀순대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큰 크기를 자랑한다.
④ 오징어순대
속초에서 유명한 순대로 과거 이북 출신의 피난민들이 구하기 어려웠던 돼지 창자 대신에 오징어를 사용해서 만든 것을 원조로 본다.
초기의 오징어순대는 그냥 오징어 안에 소를 채워 넣어서 쪄 먹었지만 소가 밖으로 빠져나온다는 단점 때문에 최근에는 계란물을 묻혀서 프라이팬에 부치는 형태가 많다.
⑤ 백암순대
돼지 창자 안에 삶은 고기와 채소, 다양한 부속물을 큼직하게 썰어 넣기 때문에 식감이 좋으며 깔끔한 맛 덕분에 내장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잘 먹는 편이다.
백암순대는 조선시대 죽성(현재 안성시) 지역에서 만들어 먹었던 토속음식으로 현대에 들어서는 용인 백암면 백암 5일장을 통해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⑥ 병천순대
체인점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이름을 알린 순대로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소나 돼지의 내장에 채소와 찹쌀, 선지만 넣고 고기는 거의 들어가지 않거나 빼는 경우가 많다.
원래 병천순대는 병천면의 오일장에서 팔던 음식이지만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좋아서 전국 각지에 체인점이 생기고 나중에는 병천순대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공장이 많아졌다.
⑦ 피순대
일부 지역의 특산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순대로 고기, 찹쌀, 당면, 채소 등의 재료는 거의 안 들어가고 선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호불호가 심한 편이다.
피순대는 빨간색 비주얼이 거북할 수 있으며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곳에서는 비린내가 심해서 먹기 어렵지만 냄새를 잘 잡는 곳은 고소하고 진한 맛이 매력적이다.
⑧ 암뽕순대
전라도 지방에서 즐겨먹는 순대로 암뽕은 암퇘지의 새끼보를 의미하지만 돼지 막창에 선지와 채소를 넣은 막창 순대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해당 순대를 주문하면 돼지뼈를 우려낸 육수에 암뽕과 함께 삶아서 암뽕을 같이 줬기 때문이라고 한다.
⑨ 막창순대
제주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순대로 암뽕순대와 비슷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으며 약간의 냄새가 나기 때문에 후각이 예민한 사람은 거북할 수 있다.
제주도 사투리로는 창도름 순대라고 할 수 있으며 순대국밥에 넣어주기도 하는데 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⑩ 명태순대
명태의 가격이 비싼 편이며 만들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대중적인 음식이 아니지만 명절같이 특별한 날에 명태순대를 해먹는 가정집도 있다.
일단 명태의 입이나 아가미를 통해서 내장과 알을 꺼낸 다음 속에 채소와 찹쌀을 채워 넣어서 해풍에 잘 말리고 찌면 명태순대가 완성된다.
2. 내장
① 간
가끔 순대에 들어가는 간을 소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삶은 돼지 간이 들어가며 철분과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빈혈에 좋다.
돼지 간의 퍽퍽한 식감 때문에 싫어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면 그런 것으로 삶아서 바로 섭취하면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② 허파

순대나 볶음 요리에 자주 쓰이는 돼지 허파는 물컹거리는 식감과 특유의 냄새 때문에 싫어하는 분들이 많지만 오히려 씹는 식감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글쓴이의 경우 순대에 들어가는 내장 중에서 허파를 가장 좋아하는 편으로 떡볶이 국물에 찍 어먹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③ 염통

이 쫄깃한 부위는 뒷고기인가? 헷갈리는 분들이 많을 텐데 돼지의 염통(심장)을 삶으면 잡내는 나지만 살코기로 만든 돼지 수육을 먹는 것과 비슷하다.
한의학에서 돼지 염통은 간장질환에 좋다고 하며 예로부터 농약, 납 해독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권하는 경우가 많았다.
④ 콩팥

써는 방법에 따라서 염통과 구분하기 어려운 돼지 콩팥(신장)은 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이지만 손질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암모니아 냄새가 날 수 있다.
특유의 냄새를 잡기 위해 손질과 조리가 까다롭기 때문에 대중적인 부위는 아니며 요즘에는 순대 부속품으로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⑤ 오소리감투

돼지의 위장으로 고소하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며 과거에는 돼지를 잡을 때 몰래 빼돌리거나 누가 먹을지 다툰다는 이유로 오소리감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다른 이름으로는 보살감투, 보사리감투 등으로 불리며 기름기가 없고 담백한 맛으로 피부미용에도 좋기 때문에 의외로 선호하는 여성분들이 많다.
⑥ 귀

얼핏 보면 오소리감투와 비슷하게 생긴 돼지 귀는 내장은 아니지만 순대에 자주 들어가기 때문에 추가한 부위로 안에 연골이 들어있기 때문에 오독거리는 식감을 자랑한다.
오돌뼈를 보고 머리고기 부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돼지의 귀를 삶아서 썰어낸 것으로 단백질과 콜라겐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⑦ 암뽕(새끼보)

일부 지역에서 먹는 부위로 여기서 새끼보는 돼지의 자궁을 의미하며 음식으로 쓰이는 부분은 대부분 나팔관이라고 할 수 있다.
식감은 쫄깃하지만 생김새뿐만 아니라 부위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특유의 향까지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다.